사우디에서 발원한 지정학적 지진파를 감지한 열강은 다시 중동으로 몰려들고 있다. ‘해결사’ 자처하는 중국 ‘사우디-이란’ 이어 ‘이-팔’ 중재 나서, 사우디의 ‘중동 대전환’ 미국이 다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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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자처하는 중국 ‘사우디-이란’ 이어 ‘이-팔’ 중재 나서, 사우디의 ‘중동 대전환’ 미국이 다급해 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군이 지난달 26일 수단에서 소개된 한 아이를 안고서 보호하고 있다. 사우디는 내전이 일어난 수단에 해군 함정을 파견해, 이란인을 포함한 외국인 소개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장면은 사우디의 달라진 대외정책 상징으로 크게 선전됐다.
지정학의 풍경
사우디발 지정학적 지진파
우크라이나 전쟁 뒤 대러 제재 이탈.
중국 중재로 이란과 국교 정상화.
‘반이란’ 미국과 공동전선 ‘흔들’
미국 “관계 강화 논의” 사우디에 구애.
무 2문에는 사우디육군 상징과 함께 '878'과 '885' 번호가 각각 찍혀 있어 여러 대가 실전에 배치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제인스는 분석했습니다. 작년 3월 사우디 국영 통신 SPA는 사우디 국방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천무 체계를 도입하는 8억달러(작년 평균환율 기준 약 1조4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천무가 실제로 사우디에 수출됐는지 여부와 계약 규모에 대해서 양국 정부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사실 확인은 없었는데요. 이날 사우디 측의 공개로 천 무가 사우디군에 실전 배치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겁니다. 최대 사거리가 80㎞인 고성능 정밀 유도무기체계 천 무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체계로 60초 안에 12개 표적에 로켓탄 12발을 쏠 수 있습니다. 230mm급 유도 탄과 무유 도탄을 발사하며 130mm급 포드(POD) 화탄 과 미군 MLRS 탄 발사도 가능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군이 지난달 26일 수단에서 소개된 한 아이를 안고서 보호하고 있다. 사우디는 내전이 일어난 수단에 해군 함정을 파견해, 이란인을 포함한 외국인 소개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장면은 사우디의 달라진 대외정책 상징으로 크게 선전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군이 지난달 26일 수단에서 소개된 한 아이를 안고서 보호하고 있다. 사우디는 내전이 일어난 수단에 해군 함정을 파견해, 이란인을 포함한 외국인 소개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장면은 사우디의 달라진 대외정책 상징으로 크게 선전됐다.
긴박했던 '수단 탈출' 작전, 한국인들에게 장미꽃 안긴 사우디 군인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원한 지정학적 지진이 중동의 세력판도 변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이 중재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 이후 미국 등 서방이 후원하는 사우디 주축의 수니파 동맹 대 중국· 러시아와 우호적인 이란 주도의 시아파 연대 사이의 지정학적 대결 구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이란과 ‘화해’ 한 사우디는 중동에서 새로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우선 시리아가 국제무대로 복귀했다. 2011년 아랍의 봄 때 반정부 시위 탄압과 내전으로 아랍 및 국제사회에서 축출된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시리아가 지난 7일 아랍연맹(AL)에 복귀했다.
사우디와 시리아는 지난 9일 대사관을 다시 연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내전은 사우디가 이란의 시아파 연대 일원인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반군들을 지원하면서 격화했다. 비인도적인 아사드 정권을 용인한다는 비판도 비등하지만, 아사드 정권의 국제사회 복귀는 중동의 고질적 분쟁 해결에 긍정적 측면도 있다.
둘째, 예멘 내전의 평화적 해결 모색이다. 사우디는 지난달 9일 예멘 수도 사나에 대표단을 파견해, 후티 반군과 평화협상에 나섰다. 사우디는 시아파의 한 분파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2015년 사나를 점령하자, 정부군을 지원하며 군사적으로 개입했다. 사우디는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을 자신의 남쪽 국경에 큰 안보 위협으로 판단했다. 사우디는 이제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하면서 예멘 내전에서도 발을 빼고 그 리스크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셋째, 팔레스타인 내부 분쟁의 중재다. 지난 4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들은 메카 성지순례를 했다. 이틀 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제다에서 회동했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쪽과 관계가 썩 좋지 못했다. 특히,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주의 세력 하마스에는 적대적이었다. 사우디는 하마스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 사이의 분쟁 중재에 나선 것이다.
말썽꾼 사우디가 중재자·협상자로.
최근 발발한 수단 내전은 사우디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디는 내전의 한 당사자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의 ‘신속지원군’(RSF)을 예멘 내전에 개입시키는 등 수단에 영향력이 크다. 사우디는 지난달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 사이의 일시 휴전과 연장을 중재하는 등 양쪽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또, 사우디는 수단에 해군 함정을 보내서 이란인을 포함한 수천명의 외국인을 소개하는 인도적 지원을 주도했다. 제다에 도착한 65명의 이란인들이 따뜻한 환대를 받는 장면, 그리고 사우디 여성 군인이 아이를 안고서 함정에서 내리는 장면은 사우디의 달라진 모습을 상징했다. 분쟁에 개입하고, 인권을 탄압하던 말썽꾼 이미지였던 사우디가 이제 중재자와 협상자로서 변모하고 있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5년 국방장관에 취임하면서 예멘 내전 개입, 카타르 금수, 레바논 총리 구금 등 강경한 대외정책을 주도했다. 2017년 왕세자가 된 그는 이란 국제 핵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이스라엘·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바레인과 수교한 아브라함협정을 주도했다. 대이란 전선 강화에 이스라엘까지도 제휴하려고 한 것이다.
예멘 내전 개입의 후과는 2019년 9월 예멘 후티 반군의 석유시설 공격으로 나타났다. 예멘 반군의 미사일과 드론이 미국의 방공망을 뚫고 사우디를 공격해 석유 생산량을 절반까지 떨어뜨린 것이다. 이 사건은 사우디가 처한 안보 상황과 미국의 역할을 재고하게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예멘 내전 개입과 2018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비난하자,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했다. 2022년 2월에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환점이 됐다. 사우디는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을 뿐더러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했다.
사우디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자신의 최대 무기인 석유 파워를 최대한 행사하는 쪽으로 외교 노선을 전환했다. 전쟁으로 석유값이 급등하자 미국은 증산을 요구했지만 사우디는 오히려 감산을 주도했다. 거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 공조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사우디가 미국 일변도 대외정책에서 탈피하려면, 중국과의 관계 개선도 필수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과 아랍정상회의 참석은 중동에서 중국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석달 뒤 중국은 사우디-이란 국교 정상화를 중재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 이란을 통제하지 못하자 사우디가 중국을 잡은 것이다. 사우디는 이란과 우호적인 중국을 통해서 관계 정상화를 하는 것이 대이란 관계에서 확실한 보장이라고 봤다.
중동에서 발 빼려던 미국의 ‘귀환’
사우디가 이렇게 움직이면서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미국의 입김은 줄어들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의 역내 주도력도 커지고 이스라엘의 입지는 축소되고 있다. 사우디가 주도하고 이스라엘까지 참여한 반이란 동맹인 아브라함협정의 중요성도 떨어지게 됐다.
미국으로서는 이란과의 국제 핵 협정 복원의 지렛대도 약화되고, 이란을 제어할 아랍 국가와의 연대 력도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자신의 영향력을 온존 시킨 채 중동에서 발을 빼고 인도· 태평양에서 대중전선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대전략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제이크 설리 번 미 안보보좌관이 지난 7일 전격적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나 “양국의 전략적 관계와 관계 강화 방법들을 논의” 한 것은 미국의 다급한 사정을 말해준다. 설리 번은 인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안보 보좌관 들 과도 회동해, 인도에서 사우디를 잇는 철도 등 대형 기반시설 건설을 제안했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에 맞서, ‘이스라엘· 인도’(I2)와 아랍에미리트를 아우르는 ‘I2U2’라는 다자협의체를 준비하고 있다. 토니 블링 컨 국무장관도 오는 6월 사우디를 방문해, 공급망, 교통 기반시설 개발, 석유 추출 등을 논의한다. 사우디에서 발원한 지정학적 지진파를 감지한 열강은 다시 중동으로 몰려들고 있다.
‘해결사’ 자처하는 중국 ‘사우디-이란’ 이어 ‘이-팔’ 중재 나서,
시진핑의 중국, 어떻게 사우디와 이란의 중재자가 됐을까?..열강 빼고 중동 나라끼 뭉치는 상황, 중국은 슬쩍 숟가락 올리기.
친 강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지난달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외교 관계 정상화 중재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중재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17일(현지시각) 밤 친 강 외교부장(장관)이 엘 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 리야드 알-말리기 팔레스타인 외무장관과 각각 따로 통화하고, 양국간 관계 회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가 낸 자료를 보면, 친 부장은 코헨 이스라엘 장관과 통화에서 “중국은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긴장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근본적인 돌파구는 평화 회담을 재개하고 ‘두 국가 해법안’ 을 구현하는 것” 이라며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정치적인 용기를 내어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조처를 하도록 격려하고, 이를 위해 편의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 고 말했다. 친 부장은 알-말리기 팔레스타인 장관에게도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이 조속히 평화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 고 말했다.
친 부장이 말한 ‘두 국가 해법’ 은 1993년 오슬로 협정에서 미국의 중재 아래 도출된 방안으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국가를 건설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두 국가 해법’ 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후 논의를 했지만 진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중재 제안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반응은 달랐다. 알-말리기 팔레스타인 장관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중국의 명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 며 “중국이 팔레스타인 민족 자결과 독립 국가 수립을 지지한데 감사하며 중국의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 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반면 코헨 이스라엘 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한다” 면서도 “이스라엘은 사태 진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 말했다. 중국의 개입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코헨 장관은 이어 “이스라엘은 중국의 영향력을 매우 중시한다” 며 “이란 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고 덧붙였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10일에도 중동의 두 ‘앙숙’ 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베이징으로 불러 2016년 이후 7년 동안 단절된 외교 관계를 복원한다는 합의안을 중재했다. 양국 간 중재를 이끈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우리는 모든 국가의 바람에 따라 세계의 분쟁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주요국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줄 것” 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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